처음엔 ‘니고’라는 게 무슨 말인지 몰라서, 다들 술술 이야기하는 걸 보고 그냥 흘려듣기만 했어. 뭐, 이걸 왜 하냐는 생각도 들었고. 딱히 필요해 보이지도 않았고. 그러다 한 번은 진짜 무리하게 진행된 플레이가 있었는데, 그때부터 니고의 존재를 제대로 알게 됐어.
그 전에 써본 적 있던 얘기인데, 파트너와 처음 만난 건 오픈채팅이었어. 거기서 꽤 오래 대화하다가 만나기로 했고, 실제로 만나서는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어. 그때까지는 “내가 원하는 거 잘 아니까”라는 생각이 컸거든. 하지만 그녀는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고, 나는 그녀의 감정선을 읽으려 애쓰는 중이었어. 그날 밤, 너무 빨리 몇 가지 시도를 해보려는 바람에, 상대가 어색해하고 미소를 지으며 웃는 걸 보고도 계속 밀어붙였지. 그건 결국… 훨씬 나중에야 깨달았지만,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라도 각자의 경계선이 다르다는 걸 간과한 거였어.
그 후 몇 주 뒤, 새로운 파트너와 만났을 때는 좀 더 조심스러웠어. 그녀는 처음부터 이렇게 말했어. “우리, 먼저 니고 좀 해볼까?” 내 머릿속엔 ‘뭐야, 그거 왜 해야 해?’라는 생각이 스쳐갔지만, 일단 따라해봤어. 그 순간부터 정말 다른 느낌이 들었어. 우리는 방 안에서 앉아서, 서로 어떤 걸 좋아하는지, 어떤 건 피하고 싶은지, 그리고 어떤 경험은 절대 하고 싶지 않은지 하나씩 정직하게 말했어. 예를 들어, “나는 손목을 묶는 건 괜찮은데, 얼굴을 덮는 건 싫어”라든지, “아주 살짝 타격은 좋아하지만, 강한 소리는 못 견디겠어” 같은 것들이었어.
그때는 이게 별 것 아니라고 여겼는데, 이후 플레이를 할 때마다 그 대화가 떠올랐어. 특히, 내가 어떤 장비를 꺼내거나 특정 자세를 제안할 때마다, 그녀의 반응을 보기 전에 스스로 물어봤지. “이거, 네가 편할 것 같아?” 그녀가 고민하듯 고개를 갸웃거리면, 바로 포기하거나 다른 방향으로 가는 거야. 그런 순간마다, 내 마음이 좀 더 차분해졌고, 오히려 더 깊은 몰입감이 생겼어.
그리고 요즘 쓰고 있는 채팅 앱인 **SM톡**에서 이런 니고 문화를 체감하게 된 건 정말 큰 계기가 됐어. 처음엔 단순히 인연을 맺는 곳으로만 생각했는데, 여러 오픈채팅에서 벗어나, 특정 매칭에서 ‘니고 전용 채널’ 같은 걸 만들어서 세부적인 사항을 조율하는 사람들이 있더라. 그 중 한 명은 친구에게 추천받아 들어온 사람이었고, 그 사람은 “내가 원하는 건 이런 거야”라는 글을 아주 구체적으로 써놨어. 예를 들어 “10초 정도의 긴장감 있는 스톱포인트, 그 이후엔 즉시 풀어줘야 한다”, “마사지보다는 압박감이 더 좋다”, “발끝까지는 안 되고, 무릎 위까지만” 같은 것들. 그걸 보고 참 멋지다고 느꼈어. 그저 ‘예쁘게 해주세요’ 같은 말이 아니라, 자기 감각을 정확히 표현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거든.
그런데 가장 놀라운 건, 그녀가 내게도 마찬가지로 질문을 던졌다는 거야. “네가 지금 힘들거나 불편할 것 같으면 바로 멈춰줄 수 있어?” 나는 당황해서 대답을 못 했지만, 그녀가 말했다. “그렇게 말해주면, 나도 더 편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그 말을 듣고서야 나는 진짜 니고의 본질을 이해하게 됐어. 그것은 권력관계가 아니라,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는 과정이었고, 안전을 위한 일종의 약속이었다는 걸 깨달았어.
지금은, 아무리 호기심이 많아도 먼저 ‘이게 괜찮을까?’를 물어보고, 그 답변을 받는 게 자연스러운 습관이 됐어. 물론 처음엔 어색하고, 말투도 좀 뻣뻣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진실한 대화가 될 수 있게 되었고, 그만큼 플레이도 더 깊어지고, 더 따뜻하게 느껴져.
내가 처음엔 ‘왜 굳이 그런 걸 말해야 하지’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 말들이 없었다면 아마도, 내 마음을 아프게 만들거나, 누군가의 감정을 무시하는 일도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 니고는 내가 선택한 관계를 더 존중하게 만들었고, 동시에 내 자신을 더 잘 알아가는 계기도 됐어. 결론적으로, 그건 단지 ‘협의’가 아니라, 서로의 영역을 보존하면서도 함께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작은 규칙이자, 사랑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