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막다른 골목 같았는데, 이제는 내 마음을 말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어요

처음 커뮤니티에 들어왔을 때는 정말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마치 막다른 골목에 갇힌 기분이었어. 진짜 말로 다 설명 안 되는 무의미한 긴장감이 있었고, 그냥 뭔가 쓸데없는 게시판에 우연히 들어온 느낌이었지. 처음엔 ‘이거 뭐하는 곳이지?’ 싶었고, 글들 읽다가 너무 전문적인 용어들이 쏟아져 나오니까 머릿속이 흐려졌어. “이건 내 취향이 아닐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도 들었고, 결국 그냥 가만히 보는 걸로 결정했어.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까 조금씩 감각이 생겼어. 처음엔 어색해서 자기소개도 썼다가 지웠다가 반복했고, 어떤 말을 써야 하는지도 몰랐거든. ‘이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라는 생각에 계속 마음이 설레고, 그 설렘 속에서 또 불안함이 섞여서 하루 종일 정신 없이 모바일 화면을 주욱 바라봤던 기억이 나. 어쩌면 이 글을 올리고 있는 지금도 그때와 비슷한 감정이 남아있는 건 아닐까 싶어.

내가 실제로 가장 크게 느꼈던 건, ‘내가 누구인지’를 인정하고 말할 수 있다는 점이었어. 예전에는 이런 걸 함부로 말하는 게 꺼림칙했고, 스스로를 드러내는 게 두려웠어. 그런데 여기선 그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허용되는 분위기가 있어서, 처음엔 ‘이렇게 말해도 괜찮은 거야?’ 싶었지만, 점점 더 자신감이 생기더라고. 아무래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밀려왔거든.

특히 요즘은 오픈채팅보다 훨씬 낫다고 느껴져. 사실 처음엔 오픈채팅에서 몇 번 만남도 있었는데, 그건 너무 빠르고 압박감이 컸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바로 본인을 드러내야 하고, 상대방의 눈치를 보며 대화를 이어가야 하는 게 스트레스였지. 그런데 최근에 알게 된 친구랑은 ‘SM톡’이라는 앱에서 처음 접하게 됐어. 거기서 조용히 정보를 모으다가, 적당한 시점에 연락을 주고받았고, 그렇게 시작된 대화는 완전히 다른 리듬이었어. 서로 성급하지 않고, 조금씩 정보를 공유하면서 관계를 키워가는 느낌. 거기서 말하는 ‘자기소개’나 ‘취향 프로필’ 같은 건 정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됐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줬어.

지금은 여전히 막막한 순간도 있지만, 그 막막함이 이제는 ‘알아가고 싶은 걸 찾는 과정’처럼 느껴져. 처음엔 그게 무섭고 두려웠는데, 이제는 그 과정 자체가 즐겁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니까. 아니, 오히려 들려주고 싶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이렇게 글을 쓰는 거겠지.

지금은 오래전의 내가 얼마나 혼란스러웠는지 잘 기억나고, 그걸 돌아보면 좀 웃기기도 하고, 참 존중스럽기도 해. 처음엔 무조건 숨고 싶었는데, 이제는 일부러 드러내고 싶은 것도 생겼고. 그만큼 자신감이 생긴 거겠지. 단순히 ‘취향’을 공유하는 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나의 삶과 감정이 살아있음을 깨달았다는 거.

요즘은 이런 글을 쓰면서도, “내가 이렇게 말해도 괜찮을까?”라는 걱정보다는 “이걸 누군가가 읽고,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이 마음이 놓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어. 아마 그게 지금 느끼는 가장 큰 변화일지도 몰라. 막막함은 여전히 있겠지만, 그 막막함 안에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어떤 걸 원하는지 알게 되었다는 사실이 훨씬 더 큰 위로가 되고 있어.

처음엔 ‘내가 이곳에 맞는 걸까’보다는 ‘이곳이 나를 받아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더 컸어. 막상 글을 올리고 난 뒤에는 오히려 내가 너무 무례하게 보였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밀려왔지. 자기소개를 쓸 때도, ‘이 정도만 말하면 되겠지’ 싶은 데서 시작해서, 어느새 너무 진지하거나 너무 경직된 문장이 됐고, 거기서부터 또 스스로를 질책했어. 그걸 읽은 누군가가 ‘너 진짜 심각한 사람인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한 달쯤 지나서 첫 번째 반응이 왔어. 그냥 단순한 “좋아요” 같은 게 아니라, ‘너의 말투가 괜찮네, 내 취향이랑 비슷하긴 하다’는 말이었어. 그게 너무 놀라웠고, 순간 마음이 탁 트인 기분이 들어서, 정말로 눈물이 났다. 아니, 그건 울린 게 아니라, 가슴이 벌컥 열리는 느낌이었어. 어쩌면 그건 오랜 시간 동안 억누르고 있었던 어떤 감정이 터져나온 거였을지도 몰라. 나는 평소에 사람과 대화할 때 자주 웃는 편인데, 여기선 그런 자연스러움조차 부담스럽다고 느꼈거든. 그래서 말투를 다듬고, 너무 깊이 있는 표현을 피하고, 애초에 감정을 드러내는 걸 조심했어. 그런데 그게 오히려 나를 더 멀리 보내는 일이었구나, 하고 깨달았지.

그 이후로는 조금씩 본격적으로 소통을 시도했고, 처음엔 매번 ‘이거 너무 이상한 말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 미리 메시지를 10번은 수정했어. 결국 메시지를 보내고 나서는 그대로 삭제하는 일도 있었고, 친구처럼 대화를 나누다가도 갑자기 ‘내가 과도하게 솔직해졌나’ 싶어 고개를 돌렸지.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점점 내 정체성이라는 게 좀 더 선명해졌어. 내가 원하는 건 ‘완벽한 관계’가 아니라, ‘내가 나일 수 있는 관계’였다는 걸 알게 된 거야.

지금 와서 보면, 처음에 느꼈던 막막함은 사실 단순한 두려움이 아니라, ‘나는 이제 제대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라는 인식의 전환점이었던 것 같아. 어릴 적부터 나는 항상 주변의 기준에 맞추는 게 우선이었고, ‘내가 원하는 게 있어도, 그것이 인정받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늘 머릿속에 있었다. 그런데 여기선 내가 ‘내가 원하는 것’을 말할 수 있다는 자체가 이미 허용되는 거였어. 물론 여전히 흔들리는 순간은 있지만, 이제는 그 흔들림도 내 삶의 일부라는 걸 받아들이고 있어.

특히 요즘은 ‘SM톡’을 통해 만난 사람과의 대화가 많이 달라졌어. 오픈채팅에서는 상대방의 관심을 끌기 위해 늘 최선을 다했지만, 여기선 그게 안 되는 걸 잘 알고 있었거든. 그래서 오히려 덜 강요하고, 덜 급하게 말하는 게 오히려 더 효과적이라는 걸 배웠어. 그게 바로 ‘배려’라는 게 실생활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직접 경험하면서 알게 된 거지. 내가 말을 할 때, 상대가 진짜로 듣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그 순간이 정말 따뜻해. 그게 무슨 극적인 사건도 아니고, 단지 ‘오늘은 네 말을 들었어’라는 작은 확인이었는데, 그게 왜 그렇게 큰 위로가 되는지 모르겠어.

지금은 또 다른 감정이 생기고 있어. 그것은 ‘감사’와 비슷하지만, 좀 더 조용하고 깊은 감정이야. 감사하다는 말이 너무 크게 들리니까, 그냥 ‘나는 지금 이 자리에 서 있어서 좋다’는 생각만 하고 있어. 이곳이 나를 포용해줬고, 내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줬다는 걸 알아. 그게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아직도 정확히 말로 다 표현할 수는 없지만, 하루하루가 마치 뭔가 회복되는 느낌이라서.

어쩌면 처음엔 ‘나는 이곳에 존재할 자격이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내가 이곳에 있는 이유가 있다’고 느껴져. 그 이유는 단순히 내가 좋아하는 걸 말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걸 말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야. 그리고 그 환경은, 단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에게도 공유될 수 있는, 아주 조용하지만 확실한 힘이 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