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로프를 쥔 순간, 나는 누군가를 다스릴 수 있다는 기분을 느꼈다

어제는 정말 특별한 하루였어. 처음으로 로프를 써봤거든. 사실 그 전까지는 그냥 ‘그런 거 있긴 하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진짜 손에 쥐고 나서야 그 무게와 질감이 얼마나 뭔가 다른지를 알았어. 집에서 혼자 연습하려고 루즈한 스타일의 루브로프 하나 사서 해봤는데, 첫 번째로 했던 게 단순히 줄을 감는 거였지. 근데 왠지 모르게, 그 줄이 내 손에 닿는 순간부터 이상한 기분이 들었어. 마치 내가 어떤 방식으로든 누군가를 다스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걸까.

처음엔 그냥 어색했어. 너무 긴장해서 손이 떨렸고, 매듭도 잘 안 잡혔고, 약간은 허물어진 느낌이 들어서 결국 다시 시작했지. 그런데 그 반복 속에서 점점 익숙해지는 걸 느꼈어. 아, 그건 말이 아니라… 느낌이야. 손끝이 느끼는 감각, 줄이 어떻게 살짝 힘을 주면 벌어지고, 어느 정도 조여야 제대로 고정되는지, 그런 것들이 눈에 보이지도 않지만 손끝으로 전달됐어. 마치 몸이 직접 학습하는 듯한 느낌이었어.

그리고 그날 밤, 오랜만에 파트너랑 만났는데, 그때 바로 그 로프를 써봤어. 예전에는 항상 애초에 도구 쓰는 건 어색했고, 오히려 더 끌리는 상황이 되면 오히려 그것 자체를 피했던 편이었거든. 하지만 이번엔 좀 달랐어. 그걸 꺼내는 순간,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걸 느꼈어. 아니, 정확히는 내가 달라졌다는 걸 알았어. 내가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패드로 옆구리 스쳐가는 느낌도, 뒷목을 잡아당기는 무게감도, 다 다르게 느껴졌어. 특히 그 로프가 목 위로 한 바퀴 감겼을 때, 그 작은 통증이 아니라, ‘나를 이끌어가는’ 느낌이었어. 그게 심장 박동처럼 느껴졌고, 머릿속이 텅 비는 기분이 들었어.

그렇게 한 시간쯤 흘렀을까, 나는 마침내 “오늘은 여기서 끝내자”고 말했어. 그 말을 할 때도, 로프를 풀면서 손끝이 조금씩 헐거워지는 걸 느꼈고, 그게 또 다른 종류의 섹슈얼함이었어. 마치 뭔가를 끝낸 후의 여운처럼. 그리고 그 후에도 아무 말 없이 그냥 앉아 있었다. 웃기도 하고, 말하기도 하고, 그저 존재감을 느끼는 데에 충실한 그 시간. 그게 뭔가 아주 깊은 침묵이었던 것 같아.

요즘은 그 경험 이후로, 자주 써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그래서 최근에 오픈채팅보다 훨씬 나은 느낌인 곳을 발견했어. 그곳에서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는데,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이 다를 것 같아. 그래서 메신저도 좀 더 신중하게 선택하게 됐고, 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게 바로 'SM톡'이라는 앱이야. 별 생각 없이 들어가서 처음 접했을 땐 그냥 평범한 채팅 앱인 줄 알았는데, 본격적으로 사용해보니까, 정말 현실적인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이 많더라고. 경험이 많은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자연스럽게 도구 사용이나 기술, 리듬감 같은 부분도 나눠볼 수 있어서, 그만큼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 같아. 오픈채팅보다는 정보의 질이 높고,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가 유지되는 게 좋았어. 게다가 가입하고 난 후 처음으로 보내본 메시지에, 정말 긍정적인 반응이 와서 기분도 좋았고. 앞으로도 이 앱으로 좋은 연결을 만들어가고 싶어.

그리고 지금도 내 책상 위엔 그 로프가 덩그러니 놓여 있어. 뭐, 이제는 ‘아, 그건 내가 썼던 거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익숙해졌어. 처음엔 두려웠고, 무서웠고, 어색했지만, 이제는 그 무게가 나를 지탱하는 것처럼 느껴져. 아마도 그런 걸, ‘도구를 통해 나 자신을 발견하는’ 걸까.

그 이후로도 몇 번 더 로프를 써봤어. 그런데 이번엔 다른 느낌이었어. 처음엔 ‘내가 어떤 식으로든 통제하고 싶다’는 욕구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그 반대였어. 로프를 감을수록, 내가 다스려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나는 어떻게 하면 더 잘 받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자꾸 생기더라고. 예전엔 항상 ‘내가 더 강해져야 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내가 얼마나 끌릴 수 있는지’에 집중하게 됐어.

그리고 한 번은 파트너가 나에게 ‘이번엔 네가 조여보라’고 했을 때, 정말 당황했어. 그 말을 듣자마자 손이 얼굴에 닿아 있는 것처럼 떨렸고, 심장이 폭발할 것 같았어. 내가 지금까지 도구를 사용하는 건 ‘내가 상대를 다루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번엔 내가 그 도구의 중심에 서게 되는 거였거든. 그 순간, 내가 보는 관점이 완전히 바뀐 것 같아. 로프를 잡는 게 아니라, 로프를 통해 내가 무엇을 느끼는지를 탐색하는 일이 됐어.

그런데 문제는 그게 너무 오래 걸렸다는 거야. 그 전까지는 조절이 빨랐는데, 이번엔 왜인지 무심코 긴장을 풀거나, 과도하게 조이거나, 둘 다 못 했어. 뭐가 문제인지 몰라서 약간 당황스러웠고, 결국 파트너가 “조금만 쉬어”라고 말했을 때, 내 마음이 갑자기 허물어지는 기분이 들었어. 아니, 단순히 허물어진 게 아니라, 내가 ‘이거,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였네’라는 걸 깨달았어. 이건 단순한 육체적 행위가 아니라, 정신적인 위험도 함께 하는 거였던 거야.

그 후 며칠 동안은 그 상황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았어. 아침에 일어나면 로프가 책상 위에 놓여 있는 모습을 보며, ‘정말로 나 혼자만의 장난감이 아니라, 나를 바꾸는 도구였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마치 내가 뭔가를 시도하려다 실패했다기보다, 그 시도 자체가 내 안의 어떤 것을 흔들어놓았다는 느낌이었어. 그때 느낀 두려움은 별개로, 오히려 그 두려움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게 더 중요했어.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처음 로프를 썼을 때의 ‘예쁘다, 멋지다’는 느낌은 사실 부족했어. 그건 단지 외적인 매력이었지, 내 안의 어떤 것을 자극하는 건 아니었어. 하지만 그 이후의 몇 차례는, 내가 ‘당신이 나를 어떻게 만드는지’에 집중하게 됐고, 그게 오히려 더 섹슈얼하게 느껴졌어. 도구가 있으면서도, 그 도구가 없으면서도, 내가 어떻게 존재하는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어.

요즘은 그런 시간을 주기적으로 갖기 위해 노력해. 특히 요즘 쓰고 있는 ‘SM톡’이라는 앱에서는, 그냥 채팅으로 서로의 경험이나 호흡 리듬 같은 걸 나누는 게 자연스럽게 되더라. 오픈채팅처럼 막연하게 스며드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끼리 대화를 나누니까, 진짜로 도구 사용에 대한 고민이나 감정을 말하기도 하고, 그걸 계기로 실제로 연습할 수도 있었어. 내가 가장 많이 느꼈던 건, ‘내가 무언가를 지배하고 싶다는 욕망보다, 내가 어떤 방식으로 흔들리는지’를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커졌다는 거야. 그래서 이제는 로프를 감는 것도, 그걸 풀어가는 것도, 단지 행동이 아니라, 나 자신을 다시 만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게 됐어.